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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경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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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7, 봉천동



 "저녁이면 나는 대문 밖으로 나간다. 여길 떠나려던 꿈이 매번 좌절되었기 때문일까. 돌연한 출분도 여행도 흥미를 잃었다. 나는 봉천동의 지도를 새로 만들기라도 할 것처럼 곳곳을 걷고 또 걷는다. 기분이 좋으면 고래처럼 경쾌하게 뛰기도 하고 상심한 날엔 이백 미터 주자처럼 바람을 가르고 달린다. 봉천고개를 낙성대를 서울대고개를 지난다. …  박재궁을 지나 살피재고개를 넘는다, 쑥고개를 지나 삼막골에 이른다, 호리목을 지나 구암마을로 간다, 꽃다리를 지난다, 청능말이 보인다, 늘봄길 二十三 番地로 간다. 거기가 나의 집이다."

조경란, <나는 봉천동에 산다> 中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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