민 사진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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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경민

 

 

평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없을 것 같은 여수 엑스포에서 전국구 스케일의 학생 축제가 있었다.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거의 지역 내 모든 아이들이 여수로 온 것 같았고, 계속해서 고속버스들이 아이들을 실어왔다. 그 틈바구니에서도 꿋꿋하게 아쿠아플라넷까지 들어가 벨루가를 보았다. 여지껏 본 수족관 중에서 가장 큰 수족관이었지만, 핑크빛 고래는 그마저도 좁은지 계속 빙빙 공중제비 수영만 하였다. 거대한 수족관 터널까지 모두 돌아보고서 우리는 진짜 바다로 나왔다.

 

 

 

햇살의 기울기가 점점 완만해지는 시간이었다. 금새 해변을 옮겨가며 그림자를 만들고, 또 없앴다. 그런 바닷가 한편에 삼각대를 세우고 사진을 담았다. 그리고 다시 햇살을 따라, 바닷가를 따라 난 길을 걸었다.  

 

 

나중에 쓸 생각에 여러가지를 챙겨왔다. 그 중 하나가 비눗방울이었다. 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일제 비눗방울로 한번에 다량의 방울을 생성할 수 있으며, 마트에서 산 덕에 한 봉지에 세 통의 비눗방울이 들어있었다. 한 통을 꺼내서 비눗방울 번갈아 불었다. 비눗방울을 부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고, 바람따라 날리는 비눗방울을 프레임 안에 넣기란 더 어려운 일이었다. 그래서 사진을 많이 찍을 수밖에 없었고, 햇살의 기울기는 점점 완만해져 노란빛을 띄었다.

 

 

 

 

 

또 하나 준비물은 가랜드였다. 가랜드는 어쩐지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들뜨게 하는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. 처음 만져보는 이 알록달록한 아이템을 이리저리 들고 사진을 담았다. 그리고 드디어 햇살은 평평해졌다. 모두 그림자가 되어 공평해졌고, 그림자가 아닌 곳은 햇살로 채워졌다. 밤에게 온기를 불어넣는 마지막 시간에.. 또다시 여행이 끝났다.

 

 

2015, 여수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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